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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후기



사장님, 성강사님 안녕하십니까.

 

신동헌 강사입니다. ^^


3번째 방문이었던 지난 달 투어가 벌써 한달이 지났네요. 항상 그리운 그곳입니다. 


저희 팀 모두 너무나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아직까지도 감상에 젖은 일상입니다.

 

너무나 잘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또 뵐 수 있기를 바라며, 짧은 감상문 한편 남기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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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푸른 빛에 붉은 기를 약간 더한, 쵸콜릿 라떼와 녹차 라떼의 중간 쯤되는 새벽 어스름을 기대했건만, 우리의 이른 출발을 아는지 오늘따라 해마저 부지런히 출근을 한 모양이다. 이미 하늘은 잎사귀들이 푸르게 타들어갈만큼 따갑게 밝은데다, 늘 우리를 따라다녔던 물방울을 껴안은 구름마저 드물었고, 바다는 얼어버린 호수처럼 미동도 하지않아, 그 호수위를 질주하는 동안은 계절감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열살배기 소년처럼 위험하다기보단 재밌을것만 같은 뱃머리에 걸터앉아, 바람을 타고 짠내에 청량감이 느껴져서 혹 탄산수에 소금을 섞어 마시면 바다의 맛이 나진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저멀리 정어리만했던 섬이 잭피쉬만해지고 나폴레옹만해지고 고래상어만해질 때쯤에야 그곳이 우리의 목적지인 아포섬이란 것을 깨닫고 준비를 서둘렀다.

 

유치원이 몹시 그리운 다섯살배기에게 봄내음 가득나는 개나리옷과 진달래 가방을 챙겨주듯, 보트스텝들은 사람들에게 장비를 일일히 입혀주고, 혹시나 풀리지 않도록 버클을 확인하고 끈을 단단히 조여주었다. 살찐 복어마냥 빵빵해진 부력자켓과 햇살을 많이 받아 잿빛이 된 듯한 공기통을 들쳐메고 한손에는 오리발을, 다른 한손에는 마스크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이제는 누가봐도 영락없는 다이버들이었다. 다만 자신의 차례가 언제 돌아올지 궁금한듯 자꾸 몸을 좌우로 흔드는 탓에, 제 먹이를 받아먹기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 여느 수족관의 물개가 생각나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체온으로 달궈진 땀이 슈트를 타고 흘렀고, 이어 바다를 적신 까닭에 이것이 일부나마 염도와 수온을 높여놓진 않았을까하는 의문은, 바닥까지 내리 꽂는 자신감넘치는 햇살때문에 한낮의 열기가 바다까지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다라는 확신으로 변했다. 공기를 다시 한번체크하고 레귤레이터를 물고 크게 한숨 들이 마신뒤 큰 걸음으로 뛰어내렸고, 체온보다 약 7도정도 낮은 바닷물이 발에 닿아 따뜻할줄 알았는데 또 속았다라는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온몸이 목욕거품보다 더 자잘한 공기방울로 둘러쌓였다.

 

부드러운 조류에 배가 흐르고, 뱃머리에 돌돌 감긴 하얀밧줄은 두 세계를 이어주는 듯 바다를 관통하고 있었다. 몇몇은 하강라인을 타고 내려가고, 나머지도 그들이 만든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출발했다. 브리핑때 설명들은 바와 같이 채플포인트는 낮은 수심에서 시작하기에, 이의 최대 장점중 하나인 선명한 색상이 제일 먼저 느껴졌다.  5미터가 되지 않은 이곳에선 아직 뭍의 풋내가 남은 까닭인지, 유난히도 산호들이 붉게 느껴졌다. 사슴뿔산호가 둥글한 동산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를 뇌산호, 양배추산호, 손가락산호등이 채운 덕에, 그 아래 모래나 라이브락이 보이지 않을정도였다. 산호만 가득한 풍경을 잘 찍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때만큼은 사진기를 들어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평소보다 경쾌하고 흥에 겨워, 누군가를 꼭 부르고 있다는 확신이 들만큼 딸랑거리는 쉐이커소리를 따라가보니 푸른바다거북을 만났다. 거북은 다이버들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모르는 듯, 아니면 전혀상관할 바 없다는 듯, 자신의 나이만큼은 되어보이는 큼지막한 산호를 깨어먹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푸른 빛의 등갑에 보이는 방사상의 갈색무늬 덕분에 어쩌면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를일이었다. 거북의 목선은 흔히 등에서 굽어져내려와 아래로 쳐져있을것이라는 이미지와 달리뒷통수부터 등갑까지 곧으면서도 유연한 S자 곡선을 뽐내고 있었다. 다만 사용하고 난뒤 아무렇게나 구겨 보관하고 있던 마트의 비닐봉지를 꺼내 폈을때처럼 자글자글한 목주름이 할머니들의 그것과 닮아 애달픈 연륜이 느껴졌다. 세월이 담긴 것들은 언제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법이기에, 잠시 묵념을 하기로 했다.

 

한참동안 목을 앞뒤로 움직이며 산호를 거칠게 깨어먹던 늙은 거북은 식사를 마쳤는지, 이제서야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외지인의 존재를 눈치 챘는지, 고개를 들어 슬쩍 쳐다보았다. 순간, 지난주 네셔널 지오그래픽 홈페이지 올해의 사진란에서 봤었던 것 같기도 한 모습에, 서둘러 카메라를 들어 비스무레한 구도를 잡아보았다. 반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장난감같아 간지러운 전자음이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고, 당기는 것을 느끼지도 못할만큼 약간의 힘을 더하는 찰나, DSLR 특유의 미러가 미끄러지며 만들어 내는 마찰음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물결을 타고 번진 소리는 다른 다이버들에게도 전달되었는지, 시간을 기억으로 남기기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들었다. 하지만 여유로운 삶을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는 그는 이런 환호와 관심은 사양한다는 듯, 느릿하게 팔을 저어 조금 먼바다 쪽으로 자리를 피했다. 모두 아쉬움과 공경의 의미를 담긴 손짓을 남기고 물살을 따라 이동했다.

 

이번 다이빙에서는 단체로 마실을 나온 것인지 유독 많은 수의 거북을 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유의 활달함이 느껴지는 어린 거북이 인상적이었다. 산호를 부수기엔 제몸을 가누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거북은, 산호를 한입 문채로 물구나무를 섰다가 매달렸다가를 반복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소설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한 애독자가 되어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었는데, 제풀에 지친 것인지, 숨쉴때가 된 것을 까맣게 잊었다가 생각이 난 것인지, 물고있던 산호를 놓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얼굴에 비해 큰 눈망울은, 한번에 이렇게 많은 다이버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어 깜짝 놀란 듯했다.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이는 탓에 사진을 찍기가 힘든 것은 물론, 오히려 카메라와 부딪히지는 않을까 걱정까지 되었지만, 수면까지 안전하게 도달해 잠시 숨을 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숨쉬기를 까먹어 죽고만 거북의 이야기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혹시나 숨쉬기를 깜빡하고 있었던건 아닌지 싶어 평소보다 크게 한숨을 들이 마셨다.

 

얼마나 지났을까, 끊임없이 펼쳐져있을것만 같았던 산호동산이 급하게 꺾여지며 깊은 절벽으로 이어졌다. 이는 굳이 다이빙 컴퓨터에서 시간을 체크하지 않아도, 혹은 잔압게이지를 들어 공기가 얼마만큼 남아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이제 끝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전조였다. 잠시후 안전정지를 하기위해, 오래된 시골길 신호등의 붉은 빛을 닮은 마커부이를 꺼냈다. 한 숨 공기를 불어넣어 수면으로 올려보낸뒤, 5미터 수심까지 연결된 가느다란 로프를 두손으로 잡고,홀로 눈을 감은뒤 잠시 명상에 잠겨본다. 북위 9도 동경123도에 위치한 작은 아포섬, 그리고 그곳에서도 채플포인트라는 작은 공원을 함께 걸었고, 2016 7 18일 필리핀 시각 10 36분으로부터 50분간을 함께 보냈다. 우연하게도 그곳에 있던 생명들 또한 우리와 같은 시공간에 녹아들었다 흩어지길 반복했다. 충분한 산책이었을까, 아니 충분이라는 단어를 고르다니 너무 평범하고 안이하지 않은가. 우리는 특별하고 뜨거웠고, 이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알기에 아쉬울뿐이었다. 그래도 공유했던 감정이 남아 마음에 흔적을 남길 것이고, 언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야 마는 연어들의 본능처럼 우리를 바다로 끌어당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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