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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7. 12. 21 목요일 (맑음)

2017.12.21 06:54

건우지기 조회 수:122

오전 5시 15뷴임에도 밖은 아직 어둠에 깔렸다.

어제 저녁 방카보트를 해안으로 올리지 못했다.

해안으로 올려 할 곳의 땅을 관리하는 인간이 마음이 변해 턱없이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여...

이미 사전에 한 달 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가격을 전해서 약속을 받고 방카보트를

해안으로 올리는 날 우리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대기하고 있는데 땅주인도 아니고

땅을 관리하는 인간이 나타나지도 않고 주위사람에게 땅임대료를 세 배 이상 올려

받겠다고 이야기해 놓고 사라진 것이다.

그럼 사전에 약속한 것은 무엇인가?

더 올려 받을려고 하면 나에게 다시 이야기를 하든가 말이다.

도대체 이들은 약속이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일까?

어떻게서든지 이번 기회에 한 몫 잡으려는 그리고 내가 배를 올릴 해안을 찾지 못해

고생한다는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갑자기 약속을 뒤집고 배짱을 부리는 행동이다.

정말 비열하고 더러워서 깜깜한 새벽에 위험을 감수하고 배를 철수시켰다.

저녁 12가 다되어 만조시간이라 잠 한 숨 못자고 새벽까지 준비를 했는데...

정말 분통하고 억울하고 더러워서 얼굴에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었다.

또 이렇게 필리핀 사람에게 믿음이 깨졌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돈이 필요했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상대편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배려하지 않는 행태.

이곳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며 그러기에 필리핀 사람들을 믿고 생활해야 하기에

거기에 대한 상실감과 배신감은 아주 크다.

정말 이곳에서 나와 같이 영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주 신중히 이곳 사람들의

습성을 잘 파악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사람도 필리핀에서 사업을 했는데 사업은 아주 번창했으나 필리핀 사람들에게

지쳐서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 간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그랬다.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고.

그 마음을 나도 뼈저리게 느끼며 생활하고 있으나...

지금은 돌이킬 수 없어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다.

매일 매일 실망하고 스스로 삭히며 살고 있다.

나로인해 발생하는 남의 어려움과 고통을 생가하지 않는지...

도대체 이들은 성당에 가서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교인이라면 교인이 아닌 사람보다는 자비로운 마음이 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 숨 못자고 고생하고 돌아와서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혼자 넋두리를 해 본다.

보트맨들도 피곤이 역력하다.

오늘 다이빙 준비도 지금부터 해야 하는데.

같이 고생한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

그들도 보았으니 나에게 큰 욕은 안 하겠지.

나의 잘못이 아니니.

어쨌든 또 다른 땅을 찾아 봐야 겠다.

새로 만든 배를 다시 다 뜯어내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도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데.

생각할 수록 배를 만들고 도망간 놈이 원망스럽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는지.

그 인생 어디가서도 똑같으리라.

믿고 살아야 하는데 그 믿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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